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마우스를 딸깍거리고, 퇴근길 지하철에서는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우리의 일상. 어느 날부터인가 손목이 시큰거리고, 특히 밤이 되면 손끝이 저려서 잠을 설친 적이 있으신가요?
많은 분이 단순히 "일을 많이 해서 근육이 뭉쳤나 보다" 하고 파스만 붙이고 넘어가곤 합니다. 하지만 손목을 털거나 주물러도 시원하지 않고, 엄지부터 중지까지 손가락 끝이 찌릿찌릿 타는 듯한 통증이 계속된다면, 이것은 단순한 근육통이 아닙니다. 우리 몸의 신경 통로가 막혔다는 위험 신호, 바로 '손목 터널 증후군(수근관 증후군)'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오늘은 현대인의 고질병인 손목 터널 증후군이 왜 발생하는지 그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병원에 가기 전 집에서 1분 만에 할 수 있는 자가 진단법과 수술 없이 통증을 완화하는 생활 습관 교정법까지 상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1. 뼈가 아니라 '신경'이 문제입니다
손목 터널 증후군을 이해하려면 먼저 손목의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 손목 앞쪽 피부 밑에는 뼈와 인대로 둘러싸인 작은 터널, 즉 '수근관'이 있습니다. 이 좁은 통로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 9개와 손바닥의 감각을 담당하는 '정중신경'이 지나갑니다.
왜 저릴까요?
반복적인 마우스 사용이나 스마트폰 터치 등으로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수근관을 덮고 있는 인대가 두꺼워지거나 내부 압력이 높아집니다. 이때 터널이 좁아지면서 그 안을 지나가는 정중신경을 짓누르게 되는 것이죠.
- 주요 증상: 엄지, 검지, 중지, 그리고 약지의 절반이 저리고 무감각해집니다. (새끼손가락은 저리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 야간 통증: 밤에 자려고 누우면 증상이 더 심해져서 손이 타는 듯한 통증(작열감) 때문에 잠에서 깨기도 합니다.
- 악력 저하: 심해지면 병뚜껑을 따거나 젓가락질을 하는 등의 정교한 동작이 어려워지고,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게 됩니다.
2. 1분 자가 진단: 팔렌 테스트 & 티넬 징후
병원을 찾기 전, 집에서 간단한 동작만으로 신경 압박 여부를 90% 이상 예측할 수 있습니다.

① 팔렌 테스트 (Phalen's Test)
- 양쪽 손등을 서로 맞댑니다.
- 손목이 90도가 되도록 꺾은 상태로 가슴 높이 들어 올립니다.
- 이 자세를 1분(60초) 동안 유지합니다.
- 결과: 1분 이내에 손끝이 찌릿하거나 감각이 둔해진다면 양성일 확률이 높습니다.
② 티넬 징후 (Tinel Sign)
- 손바닥을 편 상태에서 반대쪽 손가락으로 손목의 정중앙(주름진 부분)을 가볍게 두드려봅니다.
- 결과: 두드릴 때마다 전기가 통하듯 찌릿한 느낌이 든다면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상태입니다.
3. 약보다 좋은 생활 습관 처방전
초기라면 수술 없이 생활 습관 교정과 스트레칭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습니다. 당장 오늘부터 책상 환경을 바꿔보세요.

① 장비 교체 (버티컬 마우스)
일반 마우스는 손목 뼈 두 개(요골, 척골)가 꼬인 상태로 사용하게 만듭니다. 손목을 악수하듯이 세워서 잡는 '버티컬 마우스'를 사용하면 뼈의 뒤틀림이 풀리고 신경 압박이 줄어듭니다. 처음엔 어색해도 일주일이면 적응됩니다.
② 신경 글라이딩 스트레칭
좁아진 터널을 넓혀주는 운동입니다. 1시간마다 한 번씩 따라 하세요.
- 팔을 앞으로 쭉 뻗고 손바닥이 정면을 보게 합니다.
- 반대쪽 손으로 손가락 전체를 잡고 몸 쪽으로 지그시 당겨줍니다. (10초 유지)
- 반대로 손등이 정면을 보게 하고 아래쪽으로 당겨줍니다. (10초 유지)
③ 온찜질 (혈액순환)
통증이 심할 때는 차가운 찜질보다는 따뜻한 온찜질이 좋습니다. 혈액순환을 도와 굳어진 인대를 부드럽게 만들어줍니다. 자기 전 10분 정도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손목은 소모품입니다

우리의 손목은 쓰면 쓸수록 닳는 소모품과 같습니다. 지금 느끼는 그 찌릿함은 "제발 좀 쉬게 해줘"라는 손목의 비명입니다.
오늘 알려드린 자가 진단법으로 내 상태를 확인하고, 1시간에 5분씩이라도 마우스에서 손을 떼고 스트레칭을 해주는 여유를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작은 습관이 당신의 소중한 손목을 지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