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결심하면 가장 먼저 장바구니에 담는 식재료, 바로 '고구마'입니다. 밥 대신 고구마를 먹으면 살이 쑥쑥 빠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아침, 저녁 식단을 고구마로 바꾸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밥도 끊고 열심히 고구마만 먹었는데, 체중계의 숫자는 요지부동이거나 심지어 뱃살이 더 늘어나는 경험을 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고구마'가 아니라 '설탕 덩어리'를 드시고 계신 것일지도 모릅니다.
고구마는 분명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지만,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우리가 몰랐던 고구마의 배신, 조리법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칼로리와 혈당 지수, 그리고 진짜 살 빠지는 섭취 방법에 대해 알려드려요.

1. '찐' 고구마 vs '군' 고구마, 승자는?
고구마가 다이어트에 좋은 이유는 풍부한 식이섬유와 상대적으로 낮은 '혈당 지수(GI)' 때문입니다. GI 지수가 낮으면 섭취 후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고,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지 않아 지방 축적을 막아줍니다.
조리법이 바꾸는 고구마의 정체
하지만 이 GI 지수는 조리 방법에 따라 마법처럼 변합니다. 혹시 에어프라이어에 돌린 꿀이 뚝뚝 떨어지는 군고구마를 즐겨 드시나요?
- 생고구마: GI 지수 약 50 (매우 낮음)
- 찐 고구마: GI 지수 약 70 (보통, 밥과 비슷함)
- 군고구마: GI 지수 약 90 이상 (매우 높음, 설탕이나 초콜릿과 맞먹음)
고구마를 고온에서 오랫동안 굽게 되면, 고구마 속의 녹말이 '맥아당(Maltose)'이라는 당분으로 변합니다. 우리가 군고구마를 먹을 때 느끼는 그 달콤한 맛이 바로 당분이 폭발했다는 증거입니다. 즉, 다이어트를 위해 먹은 군고구마는 사실상 케이크 한 조각을 먹은 것과 다를 바 없는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합니다.
2. 살 빠지는 마법의 성분, '저항성 전분'
그렇다면 고구마를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정답은 "찌거나 삶아서, 차갑게 식혀 먹는 것"입니다. 여기에 다이어트의 핵심 열쇠인 '저항성 전분(Resistant Starch)'의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차갑게 먹어야 하는 과학적 이유
고구마를 찐 다음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식히면, 고구마 속 전분 분자 구조가 바뀝니다. 이렇게 생성된 '저항성 전분'은 소장에서 소화·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내려갑니다.
- 칼로리 감소: 일반 전분은 1g당 4kcal의 에너지를 내지만, 저항성 전분은 1g당 2kcal로 칼로리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 포만감 유지: 소화 속도가 느려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고,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지 않습니다.
- 장 건강: 대장에서 유익균의 먹이(프리바이오틱스)가 되어 장 환경을 개선하고 배변 활동을 돕습니다.
따라서 다이어트가 목적이라면, 미리 고구마를 쪄서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끼니마다 꺼내 드시는 '아이스 고구마'가 가장 현명한 섭취법입니다.
3. 고구마, 이것과 함께 드세요 (최고의 궁합)
고구마만 단독으로 먹는 것보다 함께 먹었을 때 시너지를 내는 짝꿍 음식들이 있습니다.

① 우유 또는 두유 (단백질 보충)
고구마는 탄수화물 함량은 높지만 단백질과 지방은 부족합니다. 우유나 무가당 두유를 함께 섭취하면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줄 뿐만 아니라, 우유의 단백질이 소화 속도를 늦춰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한 번 더 막아줍니다.
② 김치 (나트륨 배출)
전통적인 조합인 '고구마와 김치'는 과학적으로도 완벽합니다. 김치의 나트륨이 걱정되시나요? 고구마에 풍부한 칼륨이 김치의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김치의 유산균이 고구마의 섬유질 분해를 도와 가스가 차는 것을 막아줍니다.
달콤한 유혹을 이겨내야 성공합니다
겨울철 길거리에서 파는 따끈한 군고구마의 유혹, 참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가끔 간식으로 즐기는 것은 괜찮지만, 체중 감량을 위해 매일 식사 대용으로 군고구마를 드시고 계셨다면 지금 바로 조리법을 바꾸셔야 합니다.
오늘부터는 에어프라이어 대신 찜기를 사용하고, 따뜻함 대신 차가움을 선택해 보세요. 조리법 하나만 바꿔도 고구마는 다시 당신의 든든한 다이어트 친구가 될꺼에요~